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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비밀', 한국 의료의 혁신가들 1편 암과 맞서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상진기자 송고시간 2022-01-05 06:00

(사진제공=KBS)


[아시아뉴스통신=이상진 기자] KBS '생로병사의 비밀'은 2002년 첫 방송 이후 20년 동안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과 최신 의학 정보를 800편이 넘는 프로그램으로 담아왔다. '생로병사의 비밀' 20년은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의료의 발전과 혁신의 영상 기록이었다. '생로병사의 비밀' 2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된 '한국 의료의 혁신가들 2부작'에서는 우리나라 의료의 혁신가들을 집중 조명했다.

5일 KBS1TV '생로병사의 비밀 한국 의료의 혁신가들 2부작 1편 암과 맞서다'에서는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꿔온 5명의 외과 의사를 만나 우리나라 암 치료의 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세계 위암 수술의 혁신을 이끌다. 노성훈 전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장

10,000건이 넘는 위암 수술을 해낸 암병원장도 암을 피해갈 순 없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노성훈 특임교수(전 세브란스 연세암병원장)는 2014년 후두암 진단을 받고, 마침내 암을 이겨냈다. 암병원장이면서 암 환자가 된 노성훈 교수는 암 환자의 입장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수술할 때는 출혈을 줄여 수술 시간을 단축해 환자들이 더욱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전기소작기를 수술칼 대신 사용했다. 다른 과에서 사용하던 도구를 위암 수술에 적극적으로 응용해서 사용한 혁신이었다. 노성훈 교수는 환자들이 수술 후 겪는 고통에 대해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경청했다. 그 결과 배를 절개하는 부위를 크게 줄였고,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던 콧줄과 심지를 제거했다. 노성훈 교수의 의료 혁신은 환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4기 대장암 환자의 완치를 추구하다. 김남규 아시아태평양대장암학회 초대 회장

30년 전만 해도 대장암 환자 수술은 지금만큼 정교하지 않았다고 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아시아태평암대장암학회 초대 회장)는 말한다. 대장과 인접한 장기인 항문이나 생식기와 관련된 근육을 보존하려고 해도 보존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장항문외과 의사들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같은 신기술이 등장했을 때 빠르게 도입했고, 주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으로 새로운 수술의 안전성을 보장했다.

특히 김남규 교수는 암이 전이된 4기 암환자의 치료를 위해 다학제 진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의료 혁신을 이끌었다. 다학제 진료는 암 환자별로 암의 진행상태와 선행 치료에 따라 적절한 수술 시기는 언제인지 논의하고, 다음 치료 단계와 항암치료를 끊는 시점을 정한다. 다학제 진료의 확산으로 인해 4기 대장암 환자들의 치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폐암의 치료뿐 아니라 연구도 미국 수준으로. 심영목 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분과 심영목 석좌교수(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가 주목하는 것은 데이터이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길 때 유일한 조건으로 데이터 매니저를 달라고 요구했던 심영목 교수는 데이터에 연구의 성패가 달렸다고 봤다. 세계 최고 수준의 폐암 생존율을 보이는 심영목 교수의 폐암 팀. 하지만 심영목 교수는 우리나라가 폐암의 치료 수준에서는 세계 최고까지 올라갔지만, 그 바탕이 되는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삼성서울병원 폐암 팀의 논문 2,500여 편 중 대부분은 심영목 교수가 8비트 컴퓨터를 사용할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데이터베이스로부터 탄생했다.

심영목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초대 암병원장을 맡으면서부터 환자들의 삶의 질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환자 중심 삶의 질 연구소’를 만들어 암에서 파생되는 통증, 수면장애 등의 문제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폐암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관련된 연구를 미국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혁신을 지속하는 동시에, 암 환자들이 치료 이후 겪게 되는 삶의 질 저하 문제에도 의료가 관여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방암 환우회를 직접 만들고 소통하는 의사. 노동영 전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매일 아침 강남차병원 병원장 노동영 교수(전 서울대병원 암병원장)는 유방암 환자들의 질문 글에 답변한다.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암 환자들로부터 오히려 위안을 받기도 한다는 노동영 교수는 2000년부터 유방암 환우회를 직접 결성해 이끌고 있다. 환자들과 연대하는 의사로서 노동영 교수는 어떻게 하면 수술 이후의 삶을 더 낫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유방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90%를 넘어섰기 때문에, 단순히 생명을 구하는 것을 넘어서 삶의 질을 높이는가가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수술 방법에서는 노동영 교수는 혁신을 이뤄냈다.

과거에는 조그만 종양에도 유방을 전부 절제하고, 림프절을 모두 들어냈다. 하지만 노동영 교수는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감시 림프절(암세포가 원발 종양에서 림프관을 통해 처음으로 확산되는 림프절) 수술법을 직접 밀라노까지 가서 배워 와 국내에 감시 림프절 수술법을 소개했다. 유방암 수술에서 지금은 유방을 보존하는 보존술을 전절제술보다 더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을 이뤄내는 데에 노동영 교수가 소개한 감시 림프절 수술법은 큰 기여를 하였다.

세계 생체간이식의 상징.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및간담도외과 석좌교수

1950년대에는 미네소타 프로젝트(1954~1961년까지 미국 정부가 한국에 시행한 교육 원조사업)를 통해 의학 교육을 전수받던 우리나라가 7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미네소타 의과대학에서 한국의 생체간이식 수술법을 배우러 오는 놀라운 일이 생겼다. 세계 생체간이식 수술법의 새로운 장을 연 의사는 아산의료원장을 역임한 이승규 교수(서울아산병원 간이식및간담도외과)였다.

이승규 교수는 기존 생체간이식 수술의 한계를 극복한 ‘변형 우엽 생체간이식’과 ‘2대 1 생체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 변형 우엽 생체간이식은 전 세계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될 정도이다. 장기 기증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간이식 수술이 후진적이었던 우리나라의 열악한 상황을 이승규 교수는 오히려 생체간이식의 새로운 수술법을 제시하면서 극복했다. 악조건 속에 굴하지 않고 세계적인 혁신을 이뤄낸 것이다.

5일 밤 10시 올해로 방송 20주년을 맞는 KBS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우리의 생명을 구하려고 분투해온 ‘한국 의료의 혁신가들’을 만날 수 있다.

dltkdwls3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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