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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밥 한 그릇’, 동학 보은취회 기념행사 한창

[=아시아뉴스통신] 김종혁기자 송고시간 2015-06-07 09:17

6일, 꼭두광대·몰개·생명평화결사 한자리에

 6일 충북 보은군 종곡리 동학기념공원에서 열린 ‘동학 보은취회 122주년 기념행사’에서 사물놀이패 몰개와 행사 참여자들이 한데 어울려 대동놀이를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종혁 기자 

 충북 보은군 종곡리 동학기념공원에서 ‘동학 보은취회 122주년 기념행사’가 한창이다.


 지난 2일부터 보은취회기념행사 추진위원회 회원들은 동학기념공원일원에서 텐트를 치고 ‘들살이’를 하며 전국 각지에서 보은을 찾는 참가자들을 맞았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개가 공공기관을 비롯한 기득권을 움켜진 단체나 개인은  거의 보이지 않으며 오로지 사회 변혁을 꿈꾸는 희망을 가슴 가득 품은 사람들이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스스로 모인 사람들이다.


 5일 행사장에는 청소년토크쇼가 열렸다. 이 자리는 동학 정신을 기반으로 한 청년들의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 유지, 발전시켜 새로운 청년문화을 만들고자 마련됐다.


 토크쇼에 이어 지난해부터 새로운 붐을 일으킨 청소년락(樂)풍류마당이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들살이를 하며 동학을 주제로 한 음악, 퍼포먼스, 연극 등 다양한 형식의 공연으로 장기를 뽐내고 시, 서, 예, 학 등으로 참여했다.


 처음 300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나 세상을 움츠리게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절반가량 참여 했지만 그 열기는 사뭇 뜨거웠다.


 특히 전남 순천의 사랑어린이배움터와 광주빛담예술학교의 학생 20여명은 강원도 원주에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기념행사를 마치고 보은의 행사장까지 걸어오는 동학 순례길을 무사히 당도했다.


 6일 첫마당은 극단 꼭구광대가 마련한 주제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연은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모두 배우가 돼 동학기념공원 전체를 무대로 소통과 화합을 기원하는 공연을 펼쳤다.

 6일 충북 보은군 종곡리 동학기념공원에서 열린 ‘동학 보은취회 122주년 기념행사’에서 50m 길이의 흰천에 바우솔 김진호 작가가 먹으로 붓질을 하고있다 ./아시아뉴스통신=김종혁 기자 


 이어 50m 길이의 흰천에 먹으로 붓질을 하는 바우솔 김진호 작가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긴 천을 잡아주고 써내려간 글귀는 ‘생명, 평화, 하늘, 땅, 사람이 한데 어울려 동학정신으로 잘 살아보세’ 라고 쓰여져 참가자들의 눈과 마음을 모았다.


 이날 점심은 행사 추진위원회가 마련한 ‘들밥 고시레’의 의미를 담아 모든 참가자들에게 잔치국수를 나눠줬다.


 행사를 준비한 박달한씨는 “들밥고시레는 122년전 보은취회 당시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한줌씩 모아온 곡식으로 밥을 해먹으며 배를 굶는 와중에도 한 숟가락씩 나눠먹던 행사를 재연한 것이다”며 “오늘도 전국에서 한마음으로 모아온 밥과 국수를 나눠먹으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자”고 말했다.


오후에는 충북도지정 예술단 ‘몰개’의 사물놀이 공연이 참가자들의 흥을 돋구었다.


몰개 공연단은 뙤약볕 아래서 난타공연을 시작으로 삼도설장구와 사물놀이, 사물판굿을 공연하며 마지막 장에는 관객들과 함께 어께춤을 추며 행사장을 누볐다.


 뜨거운 날씨속에도 행사장 곳곳에는 짚풀공예와 매듭체험장이 운영됐고 참가자들의 식사를 책임진 동학주막에는 빈대떡과 막걸리도 풍성했다.


 오후의 주요 행사로 ‘생명평화결사’ 회원들이 보은 종곡리의 동학혁명당시 동학군 학살지를 돌아보는 길을 걸었다.


 또한 이날 저녁에는 한의사이자 여성운동가인 고은광순 작가를 주축으로 한 동학 언니들의 ‘여성동학다큐소설’에 관한 동학이야기 판이 마련돼 있다.


 이번 행사는 7일 ‘절망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참가자들이 보은지역의 동학 유적지를 순례하며 마무리할 예정이다. 보은군에는 취회가 열렸던 장내리와 피맺힌 북실전투지 등 동학관련 유적이 많이 있다.


 행사에 일꾼으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에도 전국에서 뜻있는 사람들이 찾아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힘들고 지친 오늘날 더더욱 동학 정신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보은취회는 19세기 말 외세에 민족의 자주권이 침탈당하고 탐관오리의 폭정에 시달리던 지난 1893년 3월11일(음) 보은 장내리에 해월 최시형을 중심으로 동학농민 수만명이 모여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깃발을 내걸고 열었던 집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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