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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38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근진기자 송고시간 2017-11-29 08:49

터키에서 불어 오는 지중해의 훈풍, 평화의 훈풍
남북통일 기원 유라시아대륙 횡단 평화마라토너 강명구
본지는 지난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1년 2개월 동안 16개국 1만 6000km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고 중국과 북한을 거쳐 휴전선을 넘어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올 예정인 통일기원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60)의 기고문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다.[편집자주]
 
터키 경제에 순풍이 불고 있다는 것은 실리블리 언덕에서 부는 바람으로 느낄수 있었다.(사진=강명구)

터키는 역동적인 국가이다. 터키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지만 그것이 눈에 보인다. 터키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금방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터키는 국토의 3%만 유럽에 속하고 97%가 아시아에 속해 있지만 많은 부분이 서구화 되었다.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 개혁으로 많은 부분 유럽식 제도와 문화를 도입했다. 40년간 유럽연합 가입을 원했지만 아직 준 회원국이다. 

오랜 세월 유럽을 지배했던 역사 때문에 유럽의 반대가 심했다. 터키는 1952년 나토 회원국이 되지만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에는 가입하지 못했다.

속으로는 이슬람의 영향을 깊게 받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서구화를 추구한 터키는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터키가 아시아로 눈을 돌리자 그마저도 어렵게 되었다. 
 
터키는 흑해와 카스피해 연안에 접해 있어 반 건조 초원을 이루고 있는 나라이다.(사진=구글지도)

이슬람권의 국가들의 눈으로는 신을 모독한 나라이어서 같이 동화되기가 어려웠다. 이제는 굳이 유럽연합 가입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터키의 경제성장률이 유럽연합의 경제성장률을 앞서가기 때문이다.

이제 터키는 조금 더 종교적인 국가로 보이기 위하여 모스크를 방문하는 외국인 여성들에게 히잡을 쓰도록 한다.
  
터키는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 예외적으로 반 건조 지역이며, 지중해, 흑해, 카스피해 연안에는 비가 내리는 온화한 기후를 보인다.

그러나 끝없이 펼쳐지는 벌판에는 숲이 없다. 나무도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가 없다. 생명력이 강해보이는 작은 나무들이 벌판에 간혹 보일 뿐이다.

이런 곳을 초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비가 오면 시들었던 풀들이 생기를 얻어 살아나고 동물들은 그 풀을 따라 끝없이 이동 한다.
 
쿨레리에서 촐루로 가는 길에 어딜 가나 정겨운 터키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강명구)

쿨레리에서 촐루까지 100번 도로를 타고 가는 길은 공업단지의 연속이다. 특히 섬유공장들이 즐비하다.

터키 인구의 20%가 종사하는 섬유산업은 세계 6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터키의 섬유산업은 오스만 시대인 16, 17세기에 이미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 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공장의 경비 보는 사람이 불러서 갔더니 찌아(차)를 한 잔하고 가라고 한다. 사람들이 어딜 가나 정겹다.
 
조금 더 가니 길거리에 야채 좌판 행상들이 쭉 늘어서 있다. 주로 수박과 멜론이다.

멜론은 내가 처음 보는 모양이어서 처음에 늙은 호박인가 참외인가 궁금해 하면서 달리고 있는데 이번에도 마음씨 좋게 보이는 아저씨가 나를 부르더니 멜론을 맛보기로 깎아주어서 먹어보니 목도 마른 참에 얼마나 달고 시원한지 하나 샀다.

이 곳에는 초콜릿 공장도 많이 보인다. 대형 초콜릿 매장의 사장님이 잠시 나왔다가 내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더니 나를 부르더니 안으로 들어가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초콜릿을 종류별로 가지고나와 주신다. 나는 하나만 맛을 보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터키 길거리 좌판 과일가게에 처음 보는 길쭉한 모양으로 매달려 있는 노란 멜론.(사진=강명구)

실리블리의 언덕을 넘어서자 지중해의 따뜻한 온기가 확 느껴진다. 며칠 계속 안개가 짙게 낀 이유가 있었다.

북구의 찬 기온과 지중해의 따뜻하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만나면서 안개가 끼는 것이다.

이곳의 위도가 서울보다 높아서 해는 아주 짧은데도 이렇게 따뜻한 바람이 분다. 12월이 내일모레인데 바닷가에 장미정원이 잘 가꾸어져있다.

서울과 평양에는 평화의 훈풍이 일어나길 염원하며 오늘도 힘든 발걸음을 옮긴다.
 
불가리아 국경을 넘어서부터는 양준호씨가 운전을 해주고 김미영 김은향 두 분이 내 식사를 챙겨주어서 잘 먹고 잘 달리고 있는데 이제 이스탄불이 가까워오자 가진이네 가족이 전부 비행기타고 이곳에 온다고 한다.

통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가족이다. 나의 평화통일 마라톤을 응원하기 위하여 온 가족이 열일 다 제쳐두고 오는 길이니 눈물겹게 감사하다.

이제 내일이면 오스만 튀르크의 심장 이스탄불에 도착이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면서 몸이 천근만근이다.

몸이 힘들면 제일 무거운 게 눈꺼풀이다. 달리는데 눈꺼풀이 자꾸 아래로 깔린다.
 
터키의 이스탄불로 가는 길에 실리블리의 언덕을 넘어서자 지중해의 온기가 느껴진다.(사진=강명구)

대부분의 세계사 속에서 비중을 두고 다루지 않았지만 튀르크족은 세계사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부민 카간이 동생 이스테미와 함께 유연을 몰아낸 후  돌궐 제국은 급속하게 성장한다.

돌궐 제국은 분열되어있던 북중국을 공격하고, 비잔틴제국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한다.

570년대 경에 이르러서는 고구려에서 비잔틴 제국 사이에 존재하는 스텝지대는 사실상 돌궐이 다 차지하는 형국이 된다.

비잔틴제국에 큰소리를 치고, 페르시아를 위협하고, 북중국에 있는 북주와 북제를 위협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들은 수천 년에 걸쳐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일대에 100여 개의 크고 작은 나라를 세웠다. 그 중 셀주크 제국과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시대에 탄생한 초강대국이었다.

특히 오스만 제국은 세 대륙에 걸쳐 세계 제국을 400년 가까이 평화롭게 다스렸다. 그들은 로마제국이나 대영 제국에 비견될 만큼 세계사의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내적으로 이슬람의 영향을 깊게 받고 있는 터키의 이스탄불로 가는 길에 있는 모스크.(사진=강명구)

6세기 후반 중국이 수나라로 통일되면서 동아시아의 국제정세가 요동을 치게 되었다.

돌궐은 40만 대군을 이끌고 장안을 향해 진격해 들어가다 페르시아가 돌궐의 동방원정으로 생긴 공백을 이용하여 서쪽으로 공격해 들어오자 갑자기 회군을 하게 된다.

이 무렵 페르시아는 돌궐을 압박하는 한편 비잔티움과도 전쟁을 치른다. 수나라는 덕분에 안정을 되찾는다.

돌궐은 이제 수나라와 페르시아로부터 협공을 받고 중국에 통일 왕조가 들어서면서 물자를 공급받지 못해 내분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수양제의 100만 대군이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에게 패하여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 돌궐은 다시 수양제를 공격하여 치명타를 날려 수나라가 붕괴하게 된다.
 
터키의 실리블리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길에 마르마라해 해안가 절벽위에 서있는 건물.(사진=강명구)

튀르크제국은 일찍이 철기문명을 받아들여 몽골 초원부터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아랄 해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광대한 초원과 오아시스 지역을 통합하고 요동지역에서 고구려와 인접했고, 중국, 인도, 페르시아, 비잔티움에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또한 최초로 초원길을 통합해 국제 교류를 크게 활성화한 나라이기도하다. 거대한 지역을 통치하는 데에는 잘 훈련된 기마병이 필수이다.

고대 역사에서 말과 활, 그리고 철제무기는 오늘날 대륙간탄도 미사일이나 전략 폭격기와 같은 '전략 무기'였는데, 유목민들은 이것을 다루는데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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