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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대택 교수 "도시를 스포츠 친화적으로 만들자"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윤자희 기자
  • 송고시간 2025-05-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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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대한민국 체육 미래 전략 포럼
[칼럼] 이대택 교수 "도시를 스포츠 친화적으로 만들자"

[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얼마 전 서울의 상암월드컵경기장 공원 일대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지하철역에서부터 대회 장소까지 걸어갔다. 공원에 다다를 무렵 공원 한쪽 마포농수산물시장 앞에 걸린 현수막이 눈에 보였다. 현수막은 콘서트, 축구 경기, 각종 공원 행사가 자신들의 상행위에 피해를 준다는 상인들의 일성을 담고 있었다. 거의 매주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주변 공원에서 쉼 없이 행사가 진행되니 상인들의 목소리가 허튼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상암뿐 아니다. 서울의 광화문과 잠실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인파가 한 번에 모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대규모 행사의 대상지다. 행사는 도로를 막고 몇 시간 이상 자동차의 통행을 통제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다. 상인과 상권도 그렇지만 거주민과 시민들도 불편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일 년에 한 번쯤 겪는 불편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정말 그래야 할까? 


작금의 현대 도시는 건물과 도로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사람의 움직임을 고려한다고 하지만 도시인들은 도로를 따르거나 피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더욱이 도시에서 일상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굳이 표현하자면 스포츠는 도시를 빌려 쓰고 있는 형국이다. 전 세계 가장 많은 인구가 도시에 살고 그 수가 날로 늘어나는 마당에 도시는 과연 누구와 무엇을 위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 과연 도시는 스포츠 친화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을까?

상상해 보자. 도시 한 쪽에 너른 주차장과 너른 공원이 있고 마라톤 대회가 진행된다. 시작과 함께 참가자들이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마라토너들이 뛰는 길은 자동차 길과 달라 마라토너와 자동차가 서로에게 만날 일이 없다. 상상해 보자. 인천공항에 내려 고속철을 타면 한 시간 내에 스포츠 도시에 도착한다. 스포츠 도시 내 셔틀은 다양한 운동장과 스포츠 시설로 나를 이동시킨다. 숙박시설은 물론 심심치 않은 문화시설도 겸비되어 있다. 대회를 위해서나 전지훈련을 위해 또는 그냥 특정 종목 애호가로서 스포츠 도시에 거주하며 몇 달 동안 스포츠를 즐긴다. 여기에 스포츠 전문 의료기관, 스포츠 국제단체, 스포츠인과 상품을 위한 비과세 제도까지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외형으로는 그냥 도시로 보이지만 ‘스포츠하기’에 최적의 도시인 것이다. 

이는 상상에 불과하다. 아직 전 세계 어디도 이러한 도시는 없다. 그렇다고 영원히 없으리라 생각하기도 싫다.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고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문화의 표현형이다. 스포츠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는가는 한 사회의 문화적 역량과 인식을 보여준다.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말뿐인 촌스러움보다 스포츠 문화사회임을 천명하고 스포츠 친화 도시를 건설할 때다. 


yoonjah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