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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히어로란, 초능력이 아니라 '태도'에 달렸다” 영화 썬더볼츠* 솔직한 후기

  •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 기자
  • 송고시간 2025-06-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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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영화 썬더볼츠가 화제입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5의 마지막 영화이자, 마블스튜디오의 첫번째 썬더볼츠 실사영화인데요.

대체로 호평이 지배적인 이 영화 썬더볼츠가 마블의 팬 입장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간단한 감상평과 함께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썬더볼츠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먼저 썬더볼츠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탄핵 위기에 몰린 CIA 국장 발렌티나의 조작으로 인해 옐레나 벨로바, 존 워커, 고스트 등은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게 되지만 생존을 위해 협력하게 되고, 이들은 하원의원 버키와 함께 발렌티나에 맞서며 썬더볼츠 팀을 구성합니다.


발렌티나는 초인 실험의 생존자 밥을 강력한 힘을 지닌 센트리로 변모시키는데 성공했는데, 센트리의 내면에 파괴적인 이중인격인 보이드가 나타나면서 썬더볼츠 팀은 위기에 직면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 썬더볼츠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밌었습니다. 

당혹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고, 변할 수밖에 없는 마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영화이기에 여러가지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확장과 실험을 반복하며 흔들렸습니다. 

멀티버스라는 무한한 상상력의 장을 열었지만, 그 결과는 복잡한 세계관에 갇힌 산만한 이야기, 낯설고 얕아진 캐릭터, 그리고 점점 낮아지는 팬들의 기대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썬더볼츠>는 실패의 뒤안길에서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마블의 ‘재정비 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영웅의 찬란한 서사가 아니라, 더 이상 영웅이라 부르기엔 어딘가 어설픈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썬더볼츠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썬더볼츠 팀의 구성은 이 영화의 정체성을 말해주는데요.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존 워커(와이엇 러셀),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고스트(한나 존-케이먼). 

모두가 기존 히어로의 하위호환이거나, 실패의 흔적을 지닌 인물들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결핍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 되는데요. 

히어로란 초능력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며, 고통을 극복해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서사적 ‘질량’이 필요하다는 걸 썬더볼츠를 통해 느끼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썬더볼츠>가 마블 전성기의 반짝임을 되살린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느리고 무겁고 설명적이 시종일관 침울하고, 종종 지루하며, 화려한 액션 대신 느린 주먹질과 집단 심리치료 같은 장면이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영화 썬더볼츠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전투보다는 대화가 많고, 오락보다는 고백이 앞선다는 것도 단점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 작품은 MCU의 오랜 팬들에게는 일종의 회고이자 이별의 정리이기도 한데요. 

버키가 “뉴욕 사태가 너무 오래전 같다”고 말하면, 멜은 “그땐 내가 고등학생이었다”고 답합니다. 

그 시절 <어벤져스>를 보며 열광했던 관객은 이제 성인이 되어, 마블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데요. 

<썬더볼츠*>는 분명 팬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젊은 관객에게는 낯선 감성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 작품 30편을 몰라도 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그만큼 서사의 밀도는 얕아지게 된 겁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자기고백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MCU를 다시 이끌 새로운 구심점이 되기엔 무겁고, 느리고, 야심이 부족해 보입니다. 

캐릭터가 클리셰에 기대며, 스토리는 후일담을 정리하는 데 그칩니다. 

<썬더볼츠*>는 스스로도 자신이 어벤져스가 아님을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초능력 없음. 히어로 없음. 포기도 없음”이라는 자조적인 태그라인으로 선제적 자기방어를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썬더볼츠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실패한 자들이 손잡고 무너진 벽 하나를 겨우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이 시대가 필요한 히어로의 의미를 느끼게 되고, 그 시절 우리가 열광했던 마블이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진심을 느끼게 해줍니다.

과거의 찬란함은 잊지 않되, 그것에 기대지 않고 다시 차근히 서사를 쌓아가려는 자세. 그것이 이 영화가 가장 잘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영화 썬더볼츠에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

하원의원이 된 버키가 썬더볼츠 팀을 구하러(?) 가는 장면에서 터미네이터2의 추격씬 장면이 오마쥬 되는데, 간지폭발 장면이라 꼭 영화관에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유튜브 문화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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